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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자가 먹었던 쥐엄나무 열매

유대 땅에서는 돼지가 부정한 동물이기 때문에 기르지 못하였지만 이방인들이 많이 살고 있었던 데가볼리(Decapolis)에서는 
돼지를 치기도 하였는데 돼지의 사료로 가장 값이 싸고 영양도 풍부한 쥐엄나무 열매를 사용하였습니다. 
이 쥐엄나무 열매는 이스라엘의 가난한 사람이 정말 먹을 것이 없을 때 마지막으로 먹는 식량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들은 보통 끓는 물에 쥐엄나무 열매를 넣고 펄펄 끓여서 죽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열매는 초록색인데 겨울이 지나고 여름이 되면 쥐엄나무의 열매는 점점 말라서 진한 갈색을 띠게 됩니다. 
그 열매가 초록색일 때에는 탄닌이 많이 들어 있어서 떫은 맛을 내어 먹을 수 없습니다. 
이 쥐엄나무의 열매는 주로 동물이 먹는 사료로 사용되었지만, 황갈색의 약한 단 맛이 있는 이 열매를 가지고 꿀과 같은 시럽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charuv(쥐엄나무).JPG

        (마태복음 3:4) “요한은 낙타털로 만든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습니다. 
                그는 메뚜기와 들에서 나는 꿀을 먹고 살았습니다.”

세례 요한은 광야에서 석청과 메뚜기를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즉 세례요한은 광야에서 메뚜기와 석청을 먹었다고 하는데, 
이 메뚜기는 곤충 메뚜기가 아니라 쥐엄나무의 열매였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유대의 풍습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광야에서 수도사가 “메뚜기를 먹었다고 하는 것”을 “쥐엄나무의 열매를 먹었다”는 말로 
자연스럽게 이해한다고 합니다.  사실 또한 광야에는 음식으로 사용될 만큼의 곤충 메뚜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쥐엄나무(하루빔 나무) 열매의 히브리어 “하루브(חרוב)”가 메뚜기의 히브리어 “하가브(חגב)”와 아주 비슷하여 혼동되었을 수가 
충분히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쥐엄나무를 영어로 “Locust tree(메뚜기 나무)”라고 부르는 것도 우연으로 넘길 수 없는 문제입니다. 

초대교회의 전승에 의하면 초기 기독교인들이 쥐엄나무 열매를 “세례요한의 빵(St. John's bread)”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이러한 추측을 더욱 짙게 합니다.  
지금도 뉴욕의 유대인들의 시장에서는 쥐엄나무 열매를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현실적으로도 쥐엄나무 열매는 말려서 보관할 수 있고 당분과 단백질이 많아 광야에서의 은둔생활에 적합한 양식입니다. 
요한의 은둔지로 알려진 장소가 그의 고향인 에인 케렘에서 그리 멀지 않았으므로 그의 집에서 그것을 가져왔거나 
그의 은둔지의 주변에서 스스로 채취해 저장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는 음식입니다.

쥐엄나무 열매2.jpg

이스라엘 성지에서는 나무가 자라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쥐엄나무는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또 그 열매가 여름 내내 나무에 달려 있거나 땅에 떨어져 있으므로 언제든지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쥐엄나무 열매의 딱딱한 꼬투리를 잘라 씨앗을 빼낸 후 잘근잘근 씹으면 단맛이 납니다. 
식품을 판매하는 가게에서는 겨울에 많이 팔고 있으며, 가공을 한 것으로써 분말로 만들어 “하루브 차”로 팔고 있는데 
이것을 끓여 먹거나 조미료 또는 사료로도 사용하기도 합니다.

쥐엄나무 열매.jpg

쥐엄나무 열매의 꼬투리에는 10~15개의 까만 씨앗이 들어 있는데, 그 작은 열매 하나의 무게가 0.2그램으로 일정하여 
예전에는 귀금속의 무게를 재는데 필요한, 즉 정확한 무게를 측정하는 저울의 추로 사용되었습니다. 

보석의 무게 단위가 캐럿(Carat)이고 1 캐럿의 무게가 0.2g인 것은 이 씨앗이 무게 기준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쥐엄나무 열매(Carob) 속에 있는 씨 하나의 무게를 “1 게라”라고 하였는데 1 게라는 0.2g이며,
이 무게는 다이아몬드의 무게를 표시하는 1 Karat을 말합니다. 
즉 쥐엄 열매 한 알의 무게(0.2g)가 1 카렛(Karet)이 되는 것입니다. 20 게라는 1 세겔입니다. 

아랍 사람들은 하루빔 나무 밑에 뱀이 꼬인다고 믿었으므로 집안에는 심지 않는 나무입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이러한 것을 믿지 않으므로 개의치 않습니다. 
이와 같은 풍습을 이용하여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Gaza)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에 이주하여 살고 있는 유대인 주민들을 
철수시키려 하자 그들은 정원에 하루빔 나무를 심으면서 철수를 거부하였다고 합니다. 

아랍 사람들이 이 하루빔 나무에 뱀이 꼬인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므로 아랍 사람들에게 그들의 터전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하였던 것이며, 또 한편으로는 이 하루빔 나무는 심은 지 10년이 지나야 비로소 열매가 맺히므로 영원히 그곳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었습니다.

여름에 꽃이 핀 후 다음 해 7월이 되어야 열매가 익으며, 그 열매가 익기 전에는 푸르고 떫지만 다 익으면 진갈색으로 변하면서
단맛(당분이 30~50%)을 냅니다. 
꼬투리는 길이가 10~20cm, 폭이 2cm, 두께가 1cm 정도이고 한 그루에서 두 가마니 정도(150~200g)를 거둘 수 있습니다.

carob-haruv.jpg
                                                    9 ~ 10월에 피는 쥐엄나무의 꽃  (guyshachar.com에서)

이스라엘의 유대인 학살 기념관인 “야드바셈”의 정원에는 세계 2 차 대전 당시에 학살당하고 있었던 유대인들을 구해 준 사람들을
기념하면서 쥐엄나무를 심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쥐엄나무를 기념으로 심었을까요?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일종의 재담(Wordplay)과 같은 이야기가 탈무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쥐엄나무를 히브리어로 “하루브”라고 하는데, “하루브”의 어원에는 “말라버리다, 파괴되다”라는 의미와 
“가뭄, 부족함, 칼”이라는 의미도 함께 있습니다. 
탈무드에 의하면 쥐엄나무의 열매가 제대로 맺기까지는 약 7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쥐엄나무는 인내하면서 미래를 기다리라고 하는 교훈을 주는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천 년 동안 고난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항을 쉬지 않았던 유대민족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의 삶속에 쥐엄나무와 같이 그렇게 깊이 새겨진 고난과 핍박, 저항과 승리를 상징한다고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쥐엄나무와 관련된 전설이 있습니다. 
"호니”라고 부르는 젊은이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는 길을 가다가 어떤 노인이 쥐엄나무를 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르신, 왜? 쥐엄나무를 심고 계십니까? 어르신이 살아계실 때 열매를 얻을 수 없잖아요?” 
그 노인은 젊은 “호니”에게 대답하였습니다.
“나의 집 부근에는 내가 어릴 적에 늘 올라타고 놀았던 쥐엄나무가 있었고, 즐겨 먹었던 나무열매들이 있었는데 
그 나무들을 누가 심었다고 생각하나?” 그리고 그 노인은 계속해서 쥐엄나무를 심고 있었습니다. 

“호니”는 나무 그늘에서 나무를 심고 있는 노인을 지켜보다가 잠깐 잠이 들었는데, 짧은 시간 동안 잠깐 잠을 잔 것 같았는데 
어느덧 70년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그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 앞에는 커다랗게 자란 쥐엄나무가 있었고 어떤 중년의 남자가 쥐엄나무의 열매를 따고 있었습니다. 
“혹시, 당신이 이 나무를 심은 사람인가요?” 
“아닙니다, 나의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이 나무를 심어 놓으셨는데 이제 제가 그 열매를 따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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